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독서입니다. 안타깝게도 디지털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은 독서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더 줄고 있어요. 부모들은 아이들의 문해력을 위해 논술학원을 보내거나 강제적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변에 보상을 통해 책을 읽게 하거나 읽고 나서 감상문을 쓰게 하는 집들도 있어요. 무조건 책을 읽도록 강요하는 분위기로 인해 아이들은 책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을 읽는 목적이 공부가 되어버릴 때 독서 그 자체의 즐거움과 몰입은 생길 수 없으니까요.
책 읽기의 시작은 재미가 우선입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관심사의 책들을 고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지요. 연령에 따른 필독서 목록 또는 추천하는 전집으로 책장을 가득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전집의 유혹이 있었지만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2~3권만 주로 읽더군요. 전집이 어른들 눈에는 좋아 보여도 아이들에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이들 마다의 흥미와 발달 정도, 재능이 다르기에 공통된 필독서라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습니다. 참고 자료로만 생각하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 평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관심사가 담긴 그림책들을 두 세권 펼쳐놓곤 했습니다. 오며 가며 들춰볼 수도 있고 책을 편하게 느끼게 하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자기 전에 엄마가 아이 곁에 앉아 읽어주거나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인 저는 제가 좋아하는 책이나 잡지, 요리책 등을 보곤 했어요. ‘엄마 학교’ 라는 책을 쓰신 서형숙 선생님의 수업에서 힌트를 얻어서 적용한 부분입니다.
아이가 레고를 좋아하면 레고 그림이 많은 책도 좋고 만화를 좋아한다면 만화책들도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에는 굳이 많은 양을 읽어주지 않아도 됩니다. 제 지인은 아이 맞춤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책 읽기를 실천하고 있었는데요. 그 중에 아이가 굉장히 좋아하는 장면 바로 직전에 슬며시 읽기를 멈추고 ‘내일 읽자.’ 하며 책을 덮는 방법을 듣다가 저도 적용을 했었습니다. 아이들은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자기 스스로 다음 장면들을 상상하거나 조금만 더 읽고 싶다고 조르기도 했어요. 제가 나간 사이에 혼자서 다 읽고 자기도 했고요. 영화나 드라마도 결정적 장면에서 다음화에 계속된다는 자막이 나오면 궁금해지는 것과 비슷한 것이지요.
책을 읽고 나면 그림이나 독후감을 꼭 쓰게 해야 할까요? 저에게 질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책은 좋은데 그 후속 작업이 귀찮고 싫어서 책과 멀어지게 해서는 안 되겠죠? 그 또한 자발적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경우에 하는 게 좋습니다. 꼭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책 속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한 페이지를 소개하기를 해보거나 산책하면서 스토리텔링처럼 줄거리를 서로 이어 말하기를 해보는 놀이나 게임으로 해도 좋습니다.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서로 이야기를 나눠도 좋고요. 우리 집 아이들은 밥을 먹으면서 재밌는 장면에 대한 퀴즈를 내고 서로 맞추고 놀더라고요. 책 속에 기억나는 단어들로 빙고 게임을 해봐도 좋겠지요.
아이가 전통 탈에 관심이 생겨서 여름 휴가를 활용하여 안동에 가서 탈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동굴에 관심이 많았을 때는 주말에 근교에 있는 동굴로 소풍을 가기도 했고요. 비행기를 좋아하는 시기에는 김포공항 근처에 차를 세우고 비행기를 관찰하기도 했어요. 부모가 어떤 관심사를 갖도록 아이를 유도하고 노력하는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이와 관련되어 활동하고 관련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이지요. 큰 아이가 좋아했던 책을 둘째나 막내에게 읽어주어도 각자의 반응이 다르고 취향이 달랐습니다.
아이가 그린 그림들을 붙여서 아이만의 책을 만들어주어도 좋습니다. 겉표지에는 그림과 글쓴이에 아이 이름을 써주고 작가 소개에는 아이 사진을 오려 붙여주어도 되고요. 아이 도장을 찍거나 아이가 직접 싸인을 하도록 해도 재밌어합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한 가지에 오랫동안 집중하면 다른 관심사로 빨리 확장시켜주고 싶어합니다. 조금만 기다려보시면 아이들은 스스로 확장시킵니다. 사실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여 충분히 즐기고 누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관심 분야로 넘어가게 되니까요. 부모가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면서 몰입할 수 있게 관심 내용들을 더 찾아주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나름의 관심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자신감이 생기고 어떻게든 표현해 내고 싶어합니다.
첫째 아이의 경우 역사 그림, 지도에 관심이 많았고 설명하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대형 화이트 보드를 꺼내 놓았더니 아이가 그곳에 지도를 그리고 역사 강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셋째와 저는 그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아이의 지도 수업을 듣고 질문도 하고요. 아이에게 종이 지휘봉도 하나 만들어 주어 진짜 인강 꼬마 역사 강사처럼 영상도 찍어보고요. 어린 동생들 수준에 맞추어 설명하는 능력도 키워지고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도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메타인지를 기르기에도 참 좋은 방법입니다.

어린이 도서관에 가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책을 읽지 않더라도 친구들 책 읽는 것도 관찰하고 인기 코너의 책들도 꺼내 보면서 탐색을 합니다. 엄마도 엄마가 읽고 싶은 책을 재밌게 읽으면 되고요. 책 읽는 즐거움을 위해 도서관에서 집으로 올 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수나 과자를 사서 왔습니다. 즐거운 기억과 연합된 책 읽기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고 향수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책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가 뭐야?’ 하고 물어봤습니다. 책은 재밌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재미는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 놀이처럼 인식될 때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재밌어서 책을 읽고 책을 읽다 보니 공부하는 것도 수월해지고 몰입을 통해 집중력도 향상이 됩니다. 선 즐거움 후 결실인 것이죠. 책을 좋아하면 문해력 이외에도 삶의 지혜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생각하는 사고 능력이 키워지니까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도구입니다.
글쓴이 : 한국인성교육협회 유지영 강사/작가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독서입니다. 안타깝게도 디지털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은 독서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더 줄고 있어요. 부모들은 아이들의 문해력을 위해 논술학원을 보내거나 강제적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변에 보상을 통해 책을 읽게 하거나 읽고 나서 감상문을 쓰게 하는 집들도 있어요. 무조건 책을 읽도록 강요하는 분위기로 인해 아이들은 책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을 읽는 목적이 공부가 되어버릴 때 독서 그 자체의 즐거움과 몰입은 생길 수 없으니까요.
책 읽기의 시작은 재미가 우선입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관심사의 책들을 고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지요. 연령에 따른 필독서 목록 또는 추천하는 전집으로 책장을 가득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전집의 유혹이 있었지만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2~3권만 주로 읽더군요. 전집이 어른들 눈에는 좋아 보여도 아이들에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이들 마다의 흥미와 발달 정도, 재능이 다르기에 공통된 필독서라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습니다. 참고 자료로만 생각하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 평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관심사가 담긴 그림책들을 두 세권 펼쳐놓곤 했습니다. 오며 가며 들춰볼 수도 있고 책을 편하게 느끼게 하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자기 전에 엄마가 아이 곁에 앉아 읽어주거나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인 저는 제가 좋아하는 책이나 잡지, 요리책 등을 보곤 했어요. ‘엄마 학교’ 라는 책을 쓰신 서형숙 선생님의 수업에서 힌트를 얻어서 적용한 부분입니다.
아이가 레고를 좋아하면 레고 그림이 많은 책도 좋고 만화를 좋아한다면 만화책들도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에는 굳이 많은 양을 읽어주지 않아도 됩니다. 제 지인은 아이 맞춤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책 읽기를 실천하고 있었는데요. 그 중에 아이가 굉장히 좋아하는 장면 바로 직전에 슬며시 읽기를 멈추고 ‘내일 읽자.’ 하며 책을 덮는 방법을 듣다가 저도 적용을 했었습니다. 아이들은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자기 스스로 다음 장면들을 상상하거나 조금만 더 읽고 싶다고 조르기도 했어요. 제가 나간 사이에 혼자서 다 읽고 자기도 했고요. 영화나 드라마도 결정적 장면에서 다음화에 계속된다는 자막이 나오면 궁금해지는 것과 비슷한 것이지요.
책을 읽고 나면 그림이나 독후감을 꼭 쓰게 해야 할까요? 저에게 질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책은 좋은데 그 후속 작업이 귀찮고 싫어서 책과 멀어지게 해서는 안 되겠죠? 그 또한 자발적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경우에 하는 게 좋습니다. 꼭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책 속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한 페이지를 소개하기를 해보거나 산책하면서 스토리텔링처럼 줄거리를 서로 이어 말하기를 해보는 놀이나 게임으로 해도 좋습니다.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서로 이야기를 나눠도 좋고요. 우리 집 아이들은 밥을 먹으면서 재밌는 장면에 대한 퀴즈를 내고 서로 맞추고 놀더라고요. 책 속에 기억나는 단어들로 빙고 게임을 해봐도 좋겠지요.
아이가 전통 탈에 관심이 생겨서 여름 휴가를 활용하여 안동에 가서 탈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동굴에 관심이 많았을 때는 주말에 근교에 있는 동굴로 소풍을 가기도 했고요. 비행기를 좋아하는 시기에는 김포공항 근처에 차를 세우고 비행기를 관찰하기도 했어요. 부모가 어떤 관심사를 갖도록 아이를 유도하고 노력하는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이와 관련되어 활동하고 관련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이지요. 큰 아이가 좋아했던 책을 둘째나 막내에게 읽어주어도 각자의 반응이 다르고 취향이 달랐습니다.
아이가 그린 그림들을 붙여서 아이만의 책을 만들어주어도 좋습니다. 겉표지에는 그림과 글쓴이에 아이 이름을 써주고 작가 소개에는 아이 사진을 오려 붙여주어도 되고요. 아이 도장을 찍거나 아이가 직접 싸인을 하도록 해도 재밌어합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한 가지에 오랫동안 집중하면 다른 관심사로 빨리 확장시켜주고 싶어합니다. 조금만 기다려보시면 아이들은 스스로 확장시킵니다. 사실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여 충분히 즐기고 누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관심 분야로 넘어가게 되니까요. 부모가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면서 몰입할 수 있게 관심 내용들을 더 찾아주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나름의 관심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자신감이 생기고 어떻게든 표현해 내고 싶어합니다.
첫째 아이의 경우 역사 그림, 지도에 관심이 많았고 설명하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대형 화이트 보드를 꺼내 놓았더니 아이가 그곳에 지도를 그리고 역사 강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셋째와 저는 그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아이의 지도 수업을 듣고 질문도 하고요. 아이에게 종이 지휘봉도 하나 만들어 주어 진짜 인강 꼬마 역사 강사처럼 영상도 찍어보고요. 어린 동생들 수준에 맞추어 설명하는 능력도 키워지고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도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메타인지를 기르기에도 참 좋은 방법입니다.
어린이 도서관에 가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책을 읽지 않더라도 친구들 책 읽는 것도 관찰하고 인기 코너의 책들도 꺼내 보면서 탐색을 합니다. 엄마도 엄마가 읽고 싶은 책을 재밌게 읽으면 되고요. 책 읽는 즐거움을 위해 도서관에서 집으로 올 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수나 과자를 사서 왔습니다. 즐거운 기억과 연합된 책 읽기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고 향수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책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가 뭐야?’ 하고 물어봤습니다. 책은 재밌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재미는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 놀이처럼 인식될 때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재밌어서 책을 읽고 책을 읽다 보니 공부하는 것도 수월해지고 몰입을 통해 집중력도 향상이 됩니다. 선 즐거움 후 결실인 것이죠. 책을 좋아하면 문해력 이외에도 삶의 지혜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생각하는 사고 능력이 키워지니까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도구입니다.
글쓴이 : 한국인성교육협회 유지영 강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