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놀이는 어떠한 목적 달성을 위해 추구하는 활동이 아니라, 참여한 아이들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그 활동 자체를 즐기는 놀이를 말합니다. 재미 그 자체가 놀이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지요.
책 불안 세대를 보면 놀이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현실 내의 경험을 하게 이끌며 아동기와 성인기를 이어주는 사다리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1990년대 이후 확산 된 안전 지상주의로 인해 밖은 위험하고 집 안에서의 안전한 공간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집 안에서 게임과 스마트폰을 하면서 보내는 공간은 안전해 보이는 집 안이지만 실상은 가상 세계 속의 훨씬 더 위험한 세계와의 접속입니다. 그곳은 부모가 알 수조차 없는 부모의 손을 벗어난 안전장치가 없는 곳이니까요.

조너선 하이트, 불안 세대(웅진 지식하우스, 2024)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경제적인 풍요와 더불어 아이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물질적인 것으로 보상을 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최신 유행 장난감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표정은 행복으로 가득해 보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노는 놀이들은 한정적이고 일시적인 만족을 줄 뿐입니다. 반면 자연 속에서 상상을 통해 노는 즐거움, 친구들과 하는 신체놀이들은 쉽게 질리지 않고 다채롭습니다. 아이들끼리 추가 규칙을 정하기도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섞이기도 합니다. 놀이를 통해 주도성과 리더십, 협력, 재미, 운동, 사회적 관계 등이 형성되고 발전해 갑니다.
체계화된 스포츠 학원, 줄넘기 학원, 인라인 학원 등은 제대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어른이 주도하는 안전한 환경을 통해 체계적으로 구성된 놀이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곳에는 자유 놀이를 통해 배우는 다양한 이점들은 없습니다.
과거에는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들이 많았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자전거, 얼음 스케이트, 스키, 수영, 줄넘기, 농구, 축구, 배드민턴, 탁구 등 대부분의 스포츠는 부모님과 친척들, 친구들과 놀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동작이 선수들처럼 정식은 아니어도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배우고 그것을 가지고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어요. 이렇게 배우는 과정들은 모방, 관찰, 습득 능력, 센스 등을 키워줍니다.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되는 것이지요. 스스로 터득해나가는 놀이이자 훈련이기도 합니다. 시간 맞춰 비용을 지불하는 학원이나 강습회에서 어른에게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놀이와 배움은 구분이 모호합니다. 보드게임을 함께 하면서 규칙을 알아가고 재밌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글자에도 관심이 생기는 것이지요. 식탁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눌 때도 한 명에 하나씩 한 바퀴 나누고 남은 것은 어떤 방식으로 나눠야 공정할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놀이와 배움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핸드폰을 잠시 다른 곳에 두고 모인 아이들 모임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양한 게임들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아이들끼리 놀다가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옆에 있는 아이들이 서로의 입장을 듣고 방법들을 꺼내놓아요. 서로 화해하는 방법들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다시 놀이가 진행됩니다.
주변에 엄마들이 고민을 하며 상담을 해 올 때가 있어요. 아이들이 놀고 싶어도 다들 학원을 다녀서 놀 친구가 없다고 합니다. 고학년이 되면 영어, 수학 학원을 기본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으니 그 말도 맞습니다. 평일에는 어렵더라도 주말에 놀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 수 있고 함께 놀 친구가 없더라도 내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보도록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의 핸드폰을 무작정 못하게 하면 아이들은 무엇을 할까요? 입시생도 아닌데 아이들이 공부하고 책만 읽을 수는 없을 텐데요. 또 같이 놀 친구도 없다면 더더욱 그 시간은 지루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겁니다. 그 시간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게 해주시고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 이모티콘 그리기 등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것들을 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막내는 방학 기간에 만화책 전집 40권 짜리 2세트를 읽고 아이패드 프로그램 앱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여러 개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악기 연주를 좋아하니까 2곡을 마스터 해보겠다고 했고 방에서 혼자 보컬 연습을 해보겠다고도 했어요. 시간이 맞는 친구들과 만나서 놀기도 하고요. 스스로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여 실행에 옮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가 혼자서 심심해하더라도 그 시간을 느긋하게 바라보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엇을 하고 놀지를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심심한 게 있어야 뭐라도 찾아내게 되어 있으니까요. 창의력은 그런 순간에 반짝반짝 생겨나기도 합니다. 아이 친구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당일이나 일박으로 캠핑을 가볼 수도 있을 거예요.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아이디어가 많으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적극적으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여름 방학 계획을 아이에게 맡겨도 좋습니다. 고학년이 되면 장소를 정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검색하여 찾아보도록 해서 대략적인 스케줄을 짜보게 하는 겁니다. 6학년 여름 방학에는 아이들이 가고 싶어 했던 경주 여행을 아이들이 짜보도록 했어요. 예약하기 등의 구체적인 부분은 제가 도와줬고요.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한 여행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름 휴가로 동굴 4 군데를 찾아 떠나기도 했는데요. 지도를 보면서 가는 길을 고려해보고 주변 지명들을 보면서 유명한 장소도 알아볼 수 있었고요. 재미로 시작한 여행은 지리와 역사에 관심을 갖도록 이끌어주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변수, 생각보다 고생했던 기억,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 등 아이들 스스로가 느끼는 것들이 많았던 여행이었습니다. 인성교육의 중요한 요소인 리더십과 주도성, 책임감, 다양한 배려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너무 이상적인 계획을 세웠다면 가능한 것들 위주로 선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때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행이 더 기억에 남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 인생에 대해서 배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글쓴이 : 한국인성교육협회 유지영 강사/작가
자유놀이는 어떠한 목적 달성을 위해 추구하는 활동이 아니라, 참여한 아이들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그 활동 자체를 즐기는 놀이를 말합니다. 재미 그 자체가 놀이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지요.
책 불안 세대를 보면 놀이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현실 내의 경험을 하게 이끌며 아동기와 성인기를 이어주는 사다리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1990년대 이후 확산 된 안전 지상주의로 인해 밖은 위험하고 집 안에서의 안전한 공간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집 안에서 게임과 스마트폰을 하면서 보내는 공간은 안전해 보이는 집 안이지만 실상은 가상 세계 속의 훨씬 더 위험한 세계와의 접속입니다. 그곳은 부모가 알 수조차 없는 부모의 손을 벗어난 안전장치가 없는 곳이니까요.
조너선 하이트, 불안 세대(웅진 지식하우스, 2024)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경제적인 풍요와 더불어 아이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물질적인 것으로 보상을 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최신 유행 장난감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표정은 행복으로 가득해 보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노는 놀이들은 한정적이고 일시적인 만족을 줄 뿐입니다. 반면 자연 속에서 상상을 통해 노는 즐거움, 친구들과 하는 신체놀이들은 쉽게 질리지 않고 다채롭습니다. 아이들끼리 추가 규칙을 정하기도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섞이기도 합니다. 놀이를 통해 주도성과 리더십, 협력, 재미, 운동, 사회적 관계 등이 형성되고 발전해 갑니다.
체계화된 스포츠 학원, 줄넘기 학원, 인라인 학원 등은 제대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어른이 주도하는 안전한 환경을 통해 체계적으로 구성된 놀이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곳에는 자유 놀이를 통해 배우는 다양한 이점들은 없습니다.
과거에는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들이 많았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자전거, 얼음 스케이트, 스키, 수영, 줄넘기, 농구, 축구, 배드민턴, 탁구 등 대부분의 스포츠는 부모님과 친척들, 친구들과 놀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동작이 선수들처럼 정식은 아니어도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배우고 그것을 가지고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어요. 이렇게 배우는 과정들은 모방, 관찰, 습득 능력, 센스 등을 키워줍니다.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되는 것이지요. 스스로 터득해나가는 놀이이자 훈련이기도 합니다. 시간 맞춰 비용을 지불하는 학원이나 강습회에서 어른에게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놀이와 배움은 구분이 모호합니다. 보드게임을 함께 하면서 규칙을 알아가고 재밌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글자에도 관심이 생기는 것이지요. 식탁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눌 때도 한 명에 하나씩 한 바퀴 나누고 남은 것은 어떤 방식으로 나눠야 공정할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놀이와 배움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핸드폰을 잠시 다른 곳에 두고 모인 아이들 모임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양한 게임들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아이들끼리 놀다가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옆에 있는 아이들이 서로의 입장을 듣고 방법들을 꺼내놓아요. 서로 화해하는 방법들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다시 놀이가 진행됩니다.
주변에 엄마들이 고민을 하며 상담을 해 올 때가 있어요. 아이들이 놀고 싶어도 다들 학원을 다녀서 놀 친구가 없다고 합니다. 고학년이 되면 영어, 수학 학원을 기본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으니 그 말도 맞습니다. 평일에는 어렵더라도 주말에 놀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 수 있고 함께 놀 친구가 없더라도 내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보도록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의 핸드폰을 무작정 못하게 하면 아이들은 무엇을 할까요? 입시생도 아닌데 아이들이 공부하고 책만 읽을 수는 없을 텐데요. 또 같이 놀 친구도 없다면 더더욱 그 시간은 지루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겁니다. 그 시간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게 해주시고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 이모티콘 그리기 등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것들을 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막내는 방학 기간에 만화책 전집 40권 짜리 2세트를 읽고 아이패드 프로그램 앱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여러 개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악기 연주를 좋아하니까 2곡을 마스터 해보겠다고 했고 방에서 혼자 보컬 연습을 해보겠다고도 했어요. 시간이 맞는 친구들과 만나서 놀기도 하고요. 스스로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여 실행에 옮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가 혼자서 심심해하더라도 그 시간을 느긋하게 바라보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엇을 하고 놀지를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심심한 게 있어야 뭐라도 찾아내게 되어 있으니까요. 창의력은 그런 순간에 반짝반짝 생겨나기도 합니다. 아이 친구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당일이나 일박으로 캠핑을 가볼 수도 있을 거예요.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아이디어가 많으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적극적으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여름 방학 계획을 아이에게 맡겨도 좋습니다. 고학년이 되면 장소를 정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검색하여 찾아보도록 해서 대략적인 스케줄을 짜보게 하는 겁니다. 6학년 여름 방학에는 아이들이 가고 싶어 했던 경주 여행을 아이들이 짜보도록 했어요. 예약하기 등의 구체적인 부분은 제가 도와줬고요.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한 여행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름 휴가로 동굴 4 군데를 찾아 떠나기도 했는데요. 지도를 보면서 가는 길을 고려해보고 주변 지명들을 보면서 유명한 장소도 알아볼 수 있었고요. 재미로 시작한 여행은 지리와 역사에 관심을 갖도록 이끌어주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변수, 생각보다 고생했던 기억,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 등 아이들 스스로가 느끼는 것들이 많았던 여행이었습니다. 인성교육의 중요한 요소인 리더십과 주도성, 책임감, 다양한 배려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너무 이상적인 계획을 세웠다면 가능한 것들 위주로 선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때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행이 더 기억에 남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 인생에 대해서 배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글쓴이 : 한국인성교육협회 유지영 강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