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조그만 문제라도 생기면 엄마들은 모든 게 자기 탓인 것처럼 느껴져서 죄책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과거에 잘못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내가 그때 이렇게 해서 아이가 이런 걸까?’ 자책을 하기도 하지요.
아이 양육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부모 양육과 애착에 대해 강조하다 보니 생애 초기에 집중해서 놀아주지 못했던 것, 단호하지 못했던 것, 너무 맞춰줬던 것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기 쉽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생애 첫 3년간의 안정된 애착을 강조하고 그 관계가 아이 평생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을 합니다. 저도 아이들을 길러보면서 애착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애착이라는 것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의미 있는 타자를 만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고 사춘기 시기에도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애착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희망적인 부분입니다. 최근 심리학 연구에서도 애착을 생애에 걸친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동딸로 태어나 부모의 충분한 사람을 받아온 지인은 부모의 기대와 사랑이 때로는 부담되고 답답했다고 했어요. 부모의 사랑이 결핍되어 아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누군가는 부모의 사랑을 집착과 부담으로 느끼는 걸 보면 완벽한 부모는 없구나 싶습니다.
일하는 엄마들 모임에서 진행된 부모교육에서는 유독 바빠서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우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느라 바쁘고 집에서는 함께 해주지 못한 아이에게 무언가 해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인해 몸이 피곤해도 충분히 쉬지를 못합니다. 항상 부족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지요.
수많은 육아 영상들과 정보들은 엄마들의 죄책감을 키웁니다.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도 아이를 잘 기르고 능력 있는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 자신은 무능력한 엄마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더 작아지기도 해요. 완벽한 엄마 상의 이미지는 현실에서의 자신을 더욱 자신 없게 하는 것이지요.
그림책 심리성장 연구소의 김영아 교수님은 그림책 부모교육 과정에서 푸근하게 엄마들을 다독이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미 충분한 엄마’ ‘나 하나 바로 서자.’ 완벽한 엄마 말고 지금 이대로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로, 우리는 이미 노력하는 엄마라고 격려해줍니다. 즉,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윤지회, 방긋 아기씨(사계절그림책, 2019)
출처: 교보문고
방긋 아기씨라는 그림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방긋 아기씨의 엄마는 한 나라의 왕비님이에요. 왕비님은 아기를 낳고 나서부터 항상 불안과 걱정으로 아이를 바라봅니다. 왕비님의 걱정은 사랑하는 아기가 절대로 웃지 않는다는 거였지요. 그림책을 보면 포대기에 쌓여 있는 아기의 눈이 항상 엄마를 향해 있습니다. 왕비님은 늘 걱정과 근심으로 안색이 어둡고 아기의 표정에 온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아기의 눈에 비친 왕비님, 왕비님의 눈에 비친 아기의 모습이 그림책 속에 클로즈업되어 나옵니다. 왕비님은 아기를 웃게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광대를 불러서 웃기기도 하고 고급 아기 옷을 주문하기도 하고 유명 요리사가 만든 고급 음식을 주기도 해요. 그래도 아기는 전혀 웃지 않아요. 그러다가 우연히 광대의 깃털이 왕비님의 코를 간질이는 일이 벌어졌고 왕비님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깔깔깔 웃고 맙니다.
웃는 왕비님의 얼굴을 바라보던 아기의 눈. 그 다음 장면에서는 아기도 방긋 까르르 웃습니다. 왕비님과 아기는 서로를 보며 웃고 아기는 엄마인 왕비님에게 안아달라는 듯 손을 내밀어요.
이 책에서는 엄마를 바라보는 아기는 관찰자이자 모방을 통해 배우는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엄마는 아기의 웃지 않는 원인을 환경을 바꾸는 것을 통해 고치려고 하지만 결국 아기를 웃게 하는 것은 엄마의 깔깔깔 웃는 모습이었던 것이지요. 맞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엄마 스스로가 자신을 돌보며 행복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아이는 엄마의 작은 표정 하나하나에도 관심이 많고 의미 부여를 하는 존재들입니다.
가정에서 엄마가 행복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도 가정 내에서 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엄마의 열정과 미소를 아이들은 보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요.
아이들을 만나보면 엄마가 일을 하시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아이들도 있고 응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집에서 자신을 보살피는 엄마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고요. 엄마가 무엇을 하는지보다 엄마가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열정 있게 혹은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엄마는 커리어우먼에 멋진 엄마가 아닙니다. 또 항상 자기만 바라보는 엄마도 아니지요. 자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있어주는 엄마 그 자체입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엄마이고 내 아이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합니다.
완벽한 엄마는 아이에게 그만큼 기대치가 높고 자신이 노력한 만큼 아이가 따라주지 않을 때 그것을 견디기 힘들어해요. 또 아이에게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이면 아이는 엄마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서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엄마도 부족한 부분이 있고 실수할 때도 있지만 그것에 책임을 지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좋습니다.
엄마가 몸이 지치고 힘들 때는 엄마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세요. 상대방을 헤아릴 수 있는 공감, 배려라는 귀한 인성을 배울 수 있도록 말이지요.
아이의 모든 것들을 다 챙기며 체크하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실수하면서 하나씩 해보도록 지켜봐 주세요. 아이가 받을 상처가 걱정되어 미리 아이가 해야 할 것들까지 챙겨주다 보면 아이는 점점 더 스스로를 돌보지 못할 겁니다.
엄마가 자신을 보듬고 수용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도 자신을 토닥토닥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미 충분한 엄마, 나름 괜찮은 엄마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글쓴이 : 한국인성교육협회 유지영 강사/작가
아이에게 조그만 문제라도 생기면 엄마들은 모든 게 자기 탓인 것처럼 느껴져서 죄책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과거에 잘못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내가 그때 이렇게 해서 아이가 이런 걸까?’ 자책을 하기도 하지요.
아이 양육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부모 양육과 애착에 대해 강조하다 보니 생애 초기에 집중해서 놀아주지 못했던 것, 단호하지 못했던 것, 너무 맞춰줬던 것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기 쉽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생애 첫 3년간의 안정된 애착을 강조하고 그 관계가 아이 평생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을 합니다. 저도 아이들을 길러보면서 애착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애착이라는 것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의미 있는 타자를 만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고 사춘기 시기에도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애착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희망적인 부분입니다. 최근 심리학 연구에서도 애착을 생애에 걸친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동딸로 태어나 부모의 충분한 사람을 받아온 지인은 부모의 기대와 사랑이 때로는 부담되고 답답했다고 했어요. 부모의 사랑이 결핍되어 아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누군가는 부모의 사랑을 집착과 부담으로 느끼는 걸 보면 완벽한 부모는 없구나 싶습니다.
일하는 엄마들 모임에서 진행된 부모교육에서는 유독 바빠서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우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느라 바쁘고 집에서는 함께 해주지 못한 아이에게 무언가 해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인해 몸이 피곤해도 충분히 쉬지를 못합니다. 항상 부족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지요.
수많은 육아 영상들과 정보들은 엄마들의 죄책감을 키웁니다.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도 아이를 잘 기르고 능력 있는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 자신은 무능력한 엄마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더 작아지기도 해요. 완벽한 엄마 상의 이미지는 현실에서의 자신을 더욱 자신 없게 하는 것이지요.
그림책 심리성장 연구소의 김영아 교수님은 그림책 부모교육 과정에서 푸근하게 엄마들을 다독이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미 충분한 엄마’ ‘나 하나 바로 서자.’ 완벽한 엄마 말고 지금 이대로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로, 우리는 이미 노력하는 엄마라고 격려해줍니다. 즉,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윤지회, 방긋 아기씨(사계절그림책, 2019)
출처: 교보문고
방긋 아기씨라는 그림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방긋 아기씨의 엄마는 한 나라의 왕비님이에요. 왕비님은 아기를 낳고 나서부터 항상 불안과 걱정으로 아이를 바라봅니다. 왕비님의 걱정은 사랑하는 아기가 절대로 웃지 않는다는 거였지요. 그림책을 보면 포대기에 쌓여 있는 아기의 눈이 항상 엄마를 향해 있습니다. 왕비님은 늘 걱정과 근심으로 안색이 어둡고 아기의 표정에 온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아기의 눈에 비친 왕비님, 왕비님의 눈에 비친 아기의 모습이 그림책 속에 클로즈업되어 나옵니다. 왕비님은 아기를 웃게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광대를 불러서 웃기기도 하고 고급 아기 옷을 주문하기도 하고 유명 요리사가 만든 고급 음식을 주기도 해요. 그래도 아기는 전혀 웃지 않아요. 그러다가 우연히 광대의 깃털이 왕비님의 코를 간질이는 일이 벌어졌고 왕비님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깔깔깔 웃고 맙니다.
웃는 왕비님의 얼굴을 바라보던 아기의 눈. 그 다음 장면에서는 아기도 방긋 까르르 웃습니다. 왕비님과 아기는 서로를 보며 웃고 아기는 엄마인 왕비님에게 안아달라는 듯 손을 내밀어요.
이 책에서는 엄마를 바라보는 아기는 관찰자이자 모방을 통해 배우는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엄마는 아기의 웃지 않는 원인을 환경을 바꾸는 것을 통해 고치려고 하지만 결국 아기를 웃게 하는 것은 엄마의 깔깔깔 웃는 모습이었던 것이지요. 맞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엄마 스스로가 자신을 돌보며 행복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아이는 엄마의 작은 표정 하나하나에도 관심이 많고 의미 부여를 하는 존재들입니다.
가정에서 엄마가 행복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도 가정 내에서 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엄마의 열정과 미소를 아이들은 보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요.
아이들을 만나보면 엄마가 일을 하시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아이들도 있고 응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집에서 자신을 보살피는 엄마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고요. 엄마가 무엇을 하는지보다 엄마가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열정 있게 혹은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엄마는 커리어우먼에 멋진 엄마가 아닙니다. 또 항상 자기만 바라보는 엄마도 아니지요. 자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있어주는 엄마 그 자체입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엄마이고 내 아이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합니다.
완벽한 엄마는 아이에게 그만큼 기대치가 높고 자신이 노력한 만큼 아이가 따라주지 않을 때 그것을 견디기 힘들어해요. 또 아이에게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이면 아이는 엄마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서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엄마도 부족한 부분이 있고 실수할 때도 있지만 그것에 책임을 지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좋습니다.
엄마가 몸이 지치고 힘들 때는 엄마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세요. 상대방을 헤아릴 수 있는 공감, 배려라는 귀한 인성을 배울 수 있도록 말이지요.
아이의 모든 것들을 다 챙기며 체크하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실수하면서 하나씩 해보도록 지켜봐 주세요. 아이가 받을 상처가 걱정되어 미리 아이가 해야 할 것들까지 챙겨주다 보면 아이는 점점 더 스스로를 돌보지 못할 겁니다.
엄마가 자신을 보듬고 수용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도 자신을 토닥토닥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미 충분한 엄마, 나름 괜찮은 엄마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글쓴이 : 한국인성교육협회 유지영 강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