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월 H인성
여러분의 영혼은 안녕하십니까?
지친 당신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의 영혼은 안녕하십니까? 올가토카르축의 <잃어버린 영혼中> "어떤 사람이 있었습니다. 일을 아주 많이, 빨리하는 사람이었지요.자기 영혼은 어딘가 멀리 두고 온 지 오래였습니다."일상을 바쁘게 살아왔던 '얀'이라는 남자는 어느 날 숨이 멎을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그러다 순간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에 무슨 일로 와 있는지를 기억해 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얀은 의사에게 당신의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려본다면 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 거예요."얀은 삶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그의 영혼을 위해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지나온 자리,당신이 놓치거나, 잃어버린 마음은 없었나요?잠시 멈춰 서서 지친 마음을 기다려보기로 해요.아이가 잠든 밤,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와 조용히 욕실로 향하였습니다. 순간! 거울에 비친 나와 눈이 탁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엇! 표정 하나 없이 반투명한 사람이 되어 나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나의 일부를 아직도 회사에 두고 온 것 같은 공허함에 그저 눈물이 났습니다. 경력단절을 경험하며 세상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달렸던 나! 저는 그 때, 알았습니다. 내 영혼이 지쳐 있다는 것을…… 여러분의 영혼은 안녕하십니까? 톨스토이는 인생독본을 통해 ‘영혼을 잃는다는 것은 온갖 욕정 속에서 자신을 잃고, 숲속에서 길 잃은 사람같이 똑같은 장소를 빙빙 도는 것처럼, 자기만의 세상 속에서 빙빙 도는 것을 뜻한다.’ 고 하였습니다. 우리 현대인들의 삶은 겉으로는 쉴 틈 없이 바쁘고 근사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소외감이나 무가치감을 느끼는 실존적 우울 상태라고 진단하기도 합니다. 내 영혼과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자기초월성이야 말로 인성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깊이 성찰하고 초월적 존재와의 연결감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해 나가는 힘이 바로 인성입니다. 너무 바쁜 일상을 살아내느라 주인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나의 영혼에게 전합니다. “ 천천히 해 , 서두르지 말고” , “ 힘들면 쉬어가도 괜찮아” - 글 : 김양남 서초교육센터(인성/리더십) 센터장 -
2022 3월 H인성
깻잎 논쟁으로 본 인성산책
요즘 유튜브, TV 등 매체에서 이슈인 깻잎논쟁 들어봤는가? 방송인 노사연, 이무송 부부의 일화로 시작된 논쟁이다. 부부는 노사연씨가 아는 여동생과 함께 셋이 식사를 했다. 그 여동생이 깻잎을 집었는데, 깻잎이 겹쳐서 잘 못 떼고 있었다. 그래서 이무송씨가 깻잎 한 장을 잡아줬던 것이다. 이에 노사연씨는 ‘왜 다른 여자까지 신경 쓰냐며 화를 냈고, 이무송씨는 ‘일종의 매너고, 이렇게 하면 오히려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논쟁은 2018년에 SBS 미운오리새끼 방송에서 화두 되었는데 요즘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논쟁이다. 방송에서 나왔던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방송이나 온라인에서 다뤘던 이야기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내용이며, 다소 과격한 언어나 직접적인 단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린다. 먼저 이 행동은 일종의 매너이며, 깻잎을 잡아주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첫째, 측은지심의 한 종류다.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면 당연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우리가 문을 지날 때 뒷 사람을 위해서 문을 잡아주는 경우와 같다. 큰 의미부여를 하면 안된다. 둘째, 연인 혹은 부부의 친구에게 잘 해주면 지인들을 잘 챙기는 것이다. 오히려 그 지인이 나를 더 좋게 보고 그것이 결국엔 남자/여자 친구에게 혹은 남편/부인에게도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다. 셋째, 깻잎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하나하나 행동에도 의미 부여하면 연인/부부 사이의 관계가 어려워진다. 넷째, 식탁 아래서 손을 잡거나 바람피는 이런 직접적인 것이 아니라면 상관없다. 깻잎에 과도하게 신경 쓰는 것이다. 반대로 깻잎을 떼어주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첫째, 단순한 매너 그 이상이다. 문을 잡아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깻잎은 먹는 것이고 젓가락은 내 입으로 들어가는데 그 물건들이 간접적으로 맞닿았다는 사실이 싫다.둘째, 깻잎을 떼어주려면 신경을 내가 아닌 그 사람에게 집중해야 한다. 깻잎을 떼어 주기 위해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간에 나에게 집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집중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셋째, 기본 매너를 넘어서 오지랖이다. 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두 장 가져가서 본인이 젓가락을 가지고 떼어먹으면 될 일이다. 한발 양보하더라도 거리가 먼 음식을 가까운 곳으로 배치해 준다는 것은 이해된다.넷째, 과도한 매너다. 깻잎을 떼어 주기 위해서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싫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상상해보기만 해도 싫은데 실제로 마주하게 되면 진절머리가 날 것 같다.이 외에도 아래와 같이 깻잎 논란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댓글도 있다. 의견이 아주 분분하다출처 : the qoo자, 다양한 의견을 봤다. 그럼 우리 협회 연구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다.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 외에 대해 적어보겠다.첫째, 누가 얼마나 더 좋아하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 만약 내가 더 좋아하면 질투할 것이고 남자/여자친구 혹은 배우자가 나를 더 좋아하면 질투하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사랑에 있어서는 더 사랑하는 사람이 을이라고둘째, 자존감의 문제일 수 있다. 사실, 내가 자존감이 올바르게 잡혀 있으면 깻잎으로 표현되는 이런 것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으면 비단 깻잎뿐만 아니라 다른 사소한 것 들에도 질투를 하거나 언쟁을 할 수 있다.셋째, 사실 이것의 핵심 문제는 나의 여자/남자친구 혹은 배우자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들이 이런 행동을 싫어하면 안 하는 것이 맞고, 상관없는 사람이면 도와줘도 된다. 다른 말로는 맥락적 이해라고 한다. 속된말로 눈치라고 하기도 한다. 즉, 이런 관계에서의 문제는 상대방의 생각이 중요하고 그것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깻잎 논쟁뿐만 아니라 이런 비슷한 논쟁들은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문제 없다고 서로 생각한다면 상관없겠으나, 남자/여자친구 혹은 배우자가 감정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한 상황이라면 문제의 핵심을 먼저 찾아야하지 않을까? 문제의 핵심은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불편함을 호소한 사람과 나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에 따라 나의 역할이 결정된다. 서로의 가치관, 신념을 바탕으로 둘만의 룰, 공감대 등을 형성하게 된다. 여러 배경을 바탕으로 상대가 말한 불편함이 무엇인지, 맥락적 경청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차원적인 매너, 지식전달이나 개념이해 차원이 아닌 상대의 언어속에 담긴 real want. 즉, 숨겨진 의도를 알아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우선시 되어야할 것이다. 우리 협회의 연구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 바로는 배우자의 언어속에는 아마도 ‘나에게 좀 더 집중해주세요, 관심을 달란말이에요’ 이런것이지 않았을까? 누구나 내가 행하는 사랑의 표현 방식이 다르고, 내가 원하는 사랑의 표현 방식 또한 다르다. 이것은 단순히 부부관계를 넘어선 모든 인간 관계에 해당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와 타인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평생동안 해야하는 학습처럼 지속되어야할 것이다.- 글 : 정인교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감수 : 안상미 한국인성교육연구소 국방부교육팀장 -
2022 2월 H인성
당신의 손에는 무엇이 들려있나요?
---------------------------- 아래 작품을 마주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Christ with Shopping Bags (쇼핑백을 들고 있는 예수), 2005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내려 놓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있으리라 생각해봅니다.무엇이 있을까요?단순하게 가지고 싶은 명품가방 혹은 최고급 사양 휴대폰 태블릿pc 또는 옷이 될 수도 있겠지요.또 누군가에게는 학벌, 인맥, 권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그 무엇인가는 내려 놓으면 편할 욕심, 욕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하지만 작품 속 예수님께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내려놓음 편히 누울 곳은 아닐까요? 많은 내용을 품고 있는 이 작품은 영국을 기반으로 신원을 밝히지 않고 활동하는 그래피티 작가이자 영화 감독으로,대표작으로 <풍선과 소녀>, <꽃을 던지는 사람> 등이 있으며 사회 풍자적이며 파격적인 주제의식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뱅크시 작품입니다. (뱅크시는 이 작품에서 현대의 소비세태를 풍자하고자 했습니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도 외에도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인성교육협회 입사 한지 1달이 갓 넘은 인성교육업계의 신입 연구원입니다.운 좋게도 2022부터 새롭게 분기별로 시행되는 협회의 문화의 날에 <뱅크시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뱅크시라는 작가에 대해 위 설명과 같이 기본정보만 가지고 전시 관람을 했습니다.직접 가서 보니 생각보다 많은 작품들이 있었고 전 세계 인권, 환경, 전쟁 등의 다양한 이슈들과 불편함을 품은 작품들로 가득했습니다.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심플한 그림 한 점에 울림과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한편으로 사회 이슈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이대로 살아 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가?모든 일들이 나와는 별개로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인간으로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가? 등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관람이 끝난 후 협회 이사장님 및 몇몇 연구원님들과 커피를 마시며 전시 관람 후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이며왜 기억에 남는지 등의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대부분 연구원님들의 반응은 생각했던 것 보다 좋았고 재미있었다는 의견이 였습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위에서 소개해드린 작품에 대해 이사장님을 포함한 연구원들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단순 그림에서 보이는 욕망과 권력에 대한 탐욕을 비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곳에서 인성교육을 떠올렸습니다.우리가 이 작품을 통해 바라본 인성교육이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성교육은 채우는 것이 아닌 비우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의 교육은 생각하는 무엇, 지식을 알려주고 보태고 장착하며 채워 나가는 주입한다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지 버려야 할 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진정한 인성교육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협회의 인성교육 현장에서도 단순히 가르친다는 형태의 수업보다는교육생들이 직접 고민하고 생각해보고 만들어보는 형태의 수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협회는 교구 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모든 교육의 기획단계에서부터 교구를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교육생들이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마중물 같은 교구, 거창하거나 대단한 교구가 아닙니다.작지만 흔히 볼 수 있지만 또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거나 바라보면 많은 것들이 다양한 형태의 교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인성교육협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교구를 개발하며 한국사회의 울림을 줄 수 있는 인성교육에 앞장설 것입니다. 인성교육의 대한 새로운 접근과 발상이 신입 연구원인 저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울 것인가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을 가져 보시는 건 어떨까요?- 문현재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연구원 -
2022 1월 H인성
거절 잘하는 사람 vs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거절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인성이 좋은 걸까요? 여러분도 보험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을거에요. 그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요, “고객님만 특별히 제공해드린다~~~” 라는 한 마디만 들으면 “죄송합니다. 관심 없습니다.”하고 끊어버립니다. 상담원에게 미안하기는 하지만 보험에 가입할 것도 아니면서 소개 내용을 들으면서 희망을 주는 것이 더 나쁜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제가 아는 동생은 보험에 가입하지도 않으면서, 상담원의 설명을 “네~ 네~” 하고 듣고 있더라구요. 상담원은 동생이 가입할 듯 말듯 하니까 다음에 또 전화를 하겠다고 합니다. 동생은 매번 그 전화를 또 받고 네~네~ 하는 것이 되풀이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제가 답답해서 가입도 안할거면서 왜 전화를 받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동생의 말에 의하면 “상담원이 전화를 했는데 바로 거절하면 그 분이 상처받을 거 같다.”는 겁니다. 이 동생은 상대방의 상황과 마음까지 생각하는 매우 착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거절을 잘 하는 나는 인성이 나쁘고,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동생은 인성이 좋은걸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2012년 미국 Case Western University의 연구에 따르면, 뇌는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과 분석적 사고를 양립할 수 없다고 합니다. 실험 방법은 물리학 문제 풀기와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게 하는 문제 풀기를 제시한 후 문제를 푸는 동안 뇌의 활동을 체크하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는 문제를 풀 때는 물리학을 풀기 위해 필요한 뇌의 부분을 억제하는 상태를 보였고, 물리학 문제를 풀 때는 타인의 기분을 생각하기 위한 뇌의 부분이 억제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요약하자면 우리의 뇌는 이성과 감정을 관장하는 네트워크가 있는데, 이것을 동시에 기능하게 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와 동생의 상황을 위의 실험과 매치시켜 본다면 저처럼 거절을 잘하는 사람은 이성적 기능이 작동하면서 공감능력이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타인의 감정에 대한 이해보다는 분석적 사고를 통해 상황을 판단해서 거절을 한 것이죠. 반대로 동생은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감정을 생각하다보니 전화를 끊지 못하고 보험 상담원의 말을 계속 들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상황은 인성과 어떤 상관이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해석해보려고 합니다.제가 거절한 행동은 상담원의 노력과 시간을 아껴주려는 이성적 배려였고, 동생은 상담원이 근무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감성적 배려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배려의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에 쉽게 판단을 할 수 없고 어느 쪽이 옳고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배려는 제공하는 사람만의 본질과 진심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배려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긍정적이었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상담원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2가지 측면으로 나뉠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고객이 거절할 거라면 빠른 손절이 더 낫다는 분도 있을 것이고, 거절할 때 하더라도 말이라도 끝까지 들어주는 게 더 낫다고 하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인성이라는 것은 착하고 선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요. ‘선’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정의 내린다는 것이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은 보험 상담 하나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고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나의 인성을 바르게 성장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분석적 사고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판단의 상황에서 잠시 멈춰서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성찰해보는 습관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마음을 바라보려고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사람과 상황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고민하고, 내가 속한 사회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윤혜진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참고문헌https://blog.naver.com/rosylucia/221956447667, 네이버 블로그,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은 분석적 사고가 약하고,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공감능력이 약하다, 넘어지지말자(chansoo_kim@naver.com)
2021 12월 H인성
레디-액션! 인성회복 팀플레이
레디-액션! 인성회복 팀플레이 <출처 : 사진 = tvN <배드 앤 크레이지> 예고편>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리모컨을 멈추고 홀린 듯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드라마 예고편에 등장한 여덟 글자의 자막 때문이었는데,바로 ‘인성회복 팀플레이’! 이 이상하고 저항적이고도 유쾌한 캐치프레이즈라니. 드라마마다 등장하는 경쟁과 갈등 구도 중 사람 문제가 아닌 게 없지만,‘인성’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 앞에 내미는 것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출처 : 사진 = tvN <배드 앤 크레이지>포스터> 어떤 드라마인지 검색을 해봤습니다. <배드 앤 크레이지>. ‘유능하지만 '나쁜 놈' 수열이 정의로운 '미친 놈' K를 만나 겪게 되는 인성회복 히어로’라고 소개되어 있더군요. 슈퍼 히어로, 빌런 히어로... 수많은 수식어가 붙은 히어로를 봤지만, ‘인성회복 히어로’라는 표현은 처음 들어보는 듯합니다. 1-2회를 보니, 출세만 쫓으며 부패 형사로 군림하다 '정의감 넘치는 헬멧남'의 등장으로뜻하지 않게 인성 회복에 나서는 형사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우리 여기서 그만두면 진짜 나쁜 놈들인 거야.”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삼각형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나쁜 짓을 할 때마다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콕콕 심장을 아프게 찌르는 삼각형.문제는 이 삼각형의 모서리가, 점점 닳는다는 것입니다. 모서리가 닳고 닳아서 나중에는 나쁜 짓을 저질러도 아무렇지도 않아진다는 그 삼각형 이름이, 양심입니다. 자기의 생각과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자, 정의로운 세상을 위한 인성 역량인 것입니다. 우리의 양심은 어떤 모양일까요?스스로 저항하며 그 모양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둥글둥글 하다못해 팽이처럼 돈 지 오래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삼각형 모서리에 콕콕 찔리며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어떨까요. 요즘 뉴스를 보면 고용관계에서는 ‘갑질’이,온·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혐오’가, 약자에 대해서는 ‘학대’가 반복되는 현상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몰상식과 도덕적 해이가 공·사 영역을 막론하고 확대돼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이 인성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어느 곳이나 다양한 사람이 모인 조직에서는 불협화음이 발생하게 마련이지만 이제 인성 문제를 방치해서는 팀워크를 다질 수 없고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어렵습니다.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개인을 넘어 타인과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인성의 가치, 덕목의 내면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잘못을 범하지 않으려 경계하고 있으면 흔히 무의식 중에 다른 잘못을 범하곤 한다. 방심하고 있으면 습관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기도 했다. 타고난 성향이 너무 강해 이성은 그 힘에 맥을 못 출 때도 있었다. 드디어 나는 완벽히 덕스럽게 사는 것이 유익하다는 단순한 추상적인 믿음만으로는 일탈을 막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과,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내 몸의 일부로 체화(體化)시키지 않으면 확고하고 일관성 있는 행동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벤자민 프랭클린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된 도덕적 해이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체화 지향적인 인성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양심의 문제뿐 아니라, 상호연결성이 커지고 정보량이 급증함에 따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소통하는 인성 덕목이 강조될 것이고, 원격수업 등 비대면 소통이 증가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의 책임과 존중 등 새로운 이슈와 접목될 수 있는 인성교육 또한 강화돼야 할 것입니다.인성은 태생적, 유전적 요소로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삶과 교육을 통해 훈련하고 체화함으로써 평생에 걸쳐 길러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 세대가 ‘가치 있는 삶의 목적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자기성장을 추구하며, 풍부한 인문학적 감성을 통해 타자의 존재 가치를 존중하고, 협업과 공동체 참여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는 성숙한 인격체’로 자라나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환경이 필요합니다.2021.12.27. 한국인성교육협회 전략 워크숍한국인성교육협회는 지난 27일 워크숍을 진행하여, 올해 사업에 대한 리뷰 및 내년 사업의 전략을 공유했습니다. 2022년에는 ‘전 생애 인성교육 프로그램 로드맵’을 유관기관 최초로 공개하고, 그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특히,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지난 9월 오픈한 e-KHEA(인성 온라인 캠퍼스)의 콘텐츠를 확대하고, 각 연령별·단계별 교구 개발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요즘은 히어로물도 팀전입니다.한국인성교육협회는 연구원들 간 힘을 모아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며, 인성교육을 위한 파워풀한 팀플레이를 펼쳐나가겠습니다. 2022년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 문현경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참고문헌1) 『인성교육론 하』, 한국인성교육협회2) 정창우, 『21세기 인성교육 프레임』, 교육과학사
2021 11월 H인성
심미적 감성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심미적 감성은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실제 캐나다에서 촬영한 오로라 사진> 2018년 겨울, 필자는 갑자기 오로라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오로라를 보기 위해 캐나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오로라를 반드시 보겠다는 일념 하에 NASA에서 98% 이상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날로 일정을 정했습니다. 그곳은 영하 20도의 날씨였고 가만히 있어도 속눈썹이 얼 정도로 추웠습니다. 춥긴 했지만 운 좋게 필자는 3일 내내 오로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이 실물을 못 담아내는데, 정말 당시 느꼈던 감정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찼습니다. ‘아름답다’, ‘경이롭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왔습니다. 심미적 감성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심미적 감성역량이라고 합니다.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해 어려운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쉽게 말하면 아름다움을 느끼고 이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겠다’, ‘살아가는 것이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느끼는 것입니다. 즉, 인간, 인문학, 예술 등을 통해 아름다움을 느끼고 삶의 의미와 가치 대해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유명한 사진이죠? 왼쪽은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오른쪽은 축구선수 박지성의 발 사진입니다. 여러분은 이 사진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정말 못생긴 발이죠. 하지만 이 발에는 아름다움이 담겨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단순히 고생해서 굳은살이 생긴 발이 아닙니다. 그들의 노력, 인생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발이죠. 전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축구 스타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감히 가늠조차 되지 않는데요. 이 사진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 역시 심미적 감성 중 하나입니다. 또 다른 심미적 감성을 알아볼까요? 우리는 문학작품을 보거나, 공연을 보거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거나, 그림을 그릴 때 어떤 느낌을 받을까요? 누구나 한 번쯤 이러한 예술을 통한 아름다움을 느껴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도대체 이런 건 배워서 어디에 써먹나?’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예술과 문학을 음미하는 것은 여전히 이를 통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데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삶의 본질을 바라보고 아름다움을 찾아내 가치와 의미를 찾는 것은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유용합니다. 인간 본연이 느끼는 아름다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삶을 음미하고 향유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심미적 감성은 예술과 문학 등을 통해 느끼는 감정이지만 결국 우리의 일과 삶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가치를 정립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예술과 문학이 단순히 작품으로서 가치가 있는 나와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나의 문제를 해결해 줄 큰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도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에 아름다움을 느끼시나요? 멋지고 이쁜 사람, 남을 돋는 사람의 마음, 자연의 경관 등 우리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대상은 다양합니다. 우리는 어떤 대상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이나 예술을 통해서도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삶을 음미하고 향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번 주말은 영화, 소설 등의 문학작품을 보며 심미적 감성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정인교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참고문헌1) 인성교육론 상, 한국인성교육협회 2) 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다산초당
2021 10월 H인성
아무래도 시작이 어려운 당신에게
한 교수가 자신의 도예 수업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합니다.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누어 A집단은 “양”으로, B집단은 “질”로 작품을 평가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A집단 학생들은 작품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기에 작품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제출해야 했고,B집단 학생들은 가장 좋은 작품을 하나만 만들어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평가하는 날,어느 집단에서 훌륭한 작품이 더 많이 나왔을까요? 바로 A집단이었습니다.A집단은 일단 (점수를 위해) 작품을 많이 만들다 보니 그 과정에서 실수를 보완해 나가며 작품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B집단은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열심히 ‘생각’만 했기 때문에작품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1) 이 유명한 도예 수업 이야기는 ‘수행의 양이 결과의 질을 이끈다’는 예시로 자주 인용되지만저는 살짝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합니다.바로 A집단 학생들은 B집단 학생들보다 작품 퀄리티에 대한 부담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완벽하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 시작을 응원하는 격언은 참 많지만, 그것이 언제나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그중 하나는 우리의 “완벽주의” 성향입니다. 2)완벽주의자들은 어떤 행동을 실행에 옮기려면 현재 상황이 생각했던 상황과 꼭 맞아떨어져야 하며,행동의 결과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본인의 (넘기 어려운) 기준을 넘어야만 합니다. 즉 너무 완벽하게만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완벽주의자가 운동을 하기 위해선, 다음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가정해볼까요? 하지만 완벽주의자가 추구하는 완벽한 상황은 결코 쉽게 오지 않으며,그 행동의 양이나 질의 기준 역시 쉽게 넘을 수 없기 때문에(애초에 쉽게 넘을 수 있는 기준을 잡지 않기 때문에) 행동을 시작하는 데 많은 제약이 걸리게 됩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저는 이 속담이 내포하고 있는 두 가지 의미를 참 좋아합니다.바로 ‘큰 일도 반드시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 그리고 ‘큰 노력이 없어도 한 걸음쯤(작은 일)은 충분히 내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보잘것없는 작은 행동이라도 큰 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에 나의 모든 행동이 가치 있게 느껴지고,생각보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앞의 도예 수업 사례에서 집단 A 학생들은 작품의 양을 늘리기 위해 무작정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지만결국 수없이 고민만 한 집단 B 학생들보다 훌륭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학생들은 일단 ‘만들었다’는 작은 성취감을 맛보았을 것이고, ‘보다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의욕을 느꼈을 것입니다.설령 그렇지 않았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늘어났을 수도 있습니다.그렇지만 이것을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일단 시작’했다는 것이며,거기에는 거창한 목표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시작이 어려운 당신에게 시작을 해보라고 하는 이유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다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한 의사는 자신의 수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내가 가려는 먼 곳을 쳐다보며 걷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발을 쳐다보며일단 한 발짝을 떼는 것, 그것이 시작이며 끝이다.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데 집중하다 보면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이것은 그가 그저 머리로만 알고 하는 얘기가 아니었습니다.병 때문에 근육을 마음대로 쓸 수 없었던 그는 어느 날 화장실 바로 앞에서 볼일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수치심과 비참함을 느끼며 포기하려던 그때, 화장실 문이 아닌 자신의 발밑을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한 발짝을 떼었습니다.한 발짝을 떼고 나니 신기하게도 다른 한 발짝을 내디딜 수 있게 되었고,그렇게 자신의 한 걸음 한 걸음에만 집중하던 그는 결국 화장실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2초면 갈 수 있는 화장실을 5분이나 걸려 가게 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는 얘기였습니다.3) 사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크게 어려운 게 아니라며 선뜻 권하는 것은 누군가에겐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모두에게 맞는 방식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한 것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바로 앞의 한 걸음을 목표로 일단 한 걸음 내디뎌 보는 것은 어떨까요?시작을 해야만 꿈을 향한 가능성이 펼쳐질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오늘도 여러분의 시작을 응원합니다. - 이상희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1) 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2012). Art & Fear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루비박스.2) 스티븐 기즈(2015). 지금의 조건에서 시작하는 힘. 북하우스. 3) 김혜남(2015).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갤리온.
2021 9월 H인성
누구나 할 수 있는, ‘남의 집 어른’
세상에는 늘 어린이가 있다어린이였던 시절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어린이가 되고 어른으로 성장하게 됩니다.어린이들의 책 선생인 김소영 작가가 쓴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책을 보면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나 자신을 노인이 될 과도기에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처럼,어린이도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또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는 사이에 늘 새로운 어린이가 온다.달리 표현하면 ‘세상에는 늘 어린이가 있다.’세상에는 늘 어린이가 있습니다.그리고 어린이들은 자랍니다.나무처럼 푸르게 자라나는 우리의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은, 그들이 아름답게 자라날 수 있는 숲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우리집에도 어린이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어린이에 대한정서적 학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정서적 학대란?보호자를 비롯해 성인이 아동에게 언어적 폭력을 가하거나, 정서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적대적, 경멸적인 언어 폭력을 하거나, 잠을 재우지 않는 행위,또는 짐을 싸서 쫓아내거나,가족 내에서 왕따를 시키는 일 등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합니다.또한 가정폭력을 하는 것만이 학대가 아니라 가정폭력을 목격하도록 하는 행위도정서적 학대에 포함됩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관련 통계 자료’ 에 따르면지난해, 신체적 학대 사례는 2019년에 비해 8.9%가 감소했고,성적 학대는 21.3%가 감소했지만,오히려 정서적 학대는14.6%가 증가했다고 합니다.어떤 어린이에게는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행복한 시간이 아닌 정서적 학대의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신체적 학대가 감소했다고는 하지만,우리는 뉴스를 통해 부모의 학대로 인해 사망에 이른 영유아,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지금도 계속해서 접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만이 아닙니다.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안타깝게도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해주고 신뢰의 관계를 맺어야 할 부모, 보호자, 교사들로 인해도리어 폭력을 당하고 상처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남의 집 어른서두에 언급한 김소영 작가는 그의 책 ‘어린이라는 세계’에서‘남의 집 어른’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남의 집 어른? 무슨 말일까요?남의 집 어른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려면 먼저 언급해야하는 말이 있습니다.바로 ‘남의 집 애’라는 표현입니다.우리는 종종 ‘남의 집 애’라는 말을 사용합니다.이를테면“내 자식이 아니라 남의 집 애라서 그런 거예요” 와 같은 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이 말은 느낌상 ‘나에겐 그 아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김소영 작가는 이 말을 조금 변형하여 ‘남의 집 어른’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표현합니다.‘남의 집 애’인 한 아이가 있다면우리는 그 아이에게 ‘남의 집 엄마’ ‘남의 집 아빠’ ‘남의 집 이모삼촌’, 시간이 더 흐르면 ‘남의 집 할머니’도 되어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말은 우리 모두가 ‘남의 집 애’를 같이 키울 수 있다는 뜻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한 아이가 건강하고 온전한 한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온 마을이 그 아이의 성장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수많은 ‘남의 집 애’들을 위해 우리는 그들의 ‘남의 집 어른’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나무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숲을 만들어 주는 일은누구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동 권리 헌장 2016년 5월 2일에 제정된 아동권리헌장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주요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아동권리헌장은 아동의 삶의 만족도와 아동 권리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먼저는 아동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알고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하며,어른도 아동의 권리를 이해하고 존중하여야 한다는 약속인 것입니다. 모든 아동은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고 차별받지 않아야 하며,생명을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발달하고참여할 수 있는 고유한 권리가 있습니다. ‘남의 집 어른’이 되어 우리의 어린이들을 위한 아름다운 숲을 이루기 위해아동권리 헌장을 함께 보며우리가 지켜주어야 할 권리가 무엇인지 기억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민희진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연구원 -
2021 8월 H인성
새로운 정상, 뉴노멀에 적응하는 우리는?
뉴노멀(New Normal)이란? 뉴노멀(New Normal)은 '새로운 경제 질서'를 의미하는 말입니다.밴처캐피털리스트 로저 맥너미가 2003년에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2008년 세계 최대 채권 운용회사 핌코(PIMCO)의최고 경영자 무하메트 앨 에리언이 자신의 저서 <새로운 부의 탄생>에서 언급해 널리 알려졌습니다.지난 2019년 말에 발생한 코로나 19의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으로 의미가 확장되었습니다.즉, 뉴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을 나타내는 말로현재는 코로나 이후에 변화된 일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우리의 뉴노멀은? 우리가 삶 속에서 느끼고 인지하는 뉴노멀의 특징으로는 첫 번째, 언택트(Untact), 비대면이 있습니다.우리 주변에서 실행되고 있는 기업의 재택근무와 학교나 학원 등의 비대면 수업이언택트의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건강에 관한 관심입니다. 코로나 19로 건강에 관한 관심이 매우 증가하고 있습니다.마스크 착용과 더불어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습관과 의무처럼 여겨지고 있고실내 운동, 등산 등 개인의 건강을 가꾸는 사람의 비율이 증가했습니다. 세 번째 특징은 미니멀 라이프의 추세가 강화되었다는 것입니다.코로나 이전 시기와 비교해, 타인과 대면 만남이 줄어들었고 일상이 비교적 단순화되었습니다.심지어 코로나가 심해졌을 시기, 비대면 회의 어플을 사용해 친구들과 안부를 묻고이야기를 나누는 '랜선 모임, 랜선 만남'도 유행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 특징은 환경에 관한 관심입니다.코로나 19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대기 질이 개선되었고 국가봉쇄령으로 인도 북부 펀자브주에서는160km 이상 떨어진 히말라야 산맥의 봉우리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이처럼 자연 환경이 개선된 것도 있지만 일회용 마스크, 식당과 카페의 일회용품그리고 배달음식 등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해 환경 파괴 우려 및 환경 보전 의식 또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찾아올 변화의 급류 코로나로 인해 이전과 달라진 삶을 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우리는코로나가 가져온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새로운 정상, 뉴노멀에 맞춰 살아가는 우리에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규범들이 생겨나게 될까요?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시대가 빠르게 흘러감에 따라 변화의 물살은 더욱 빠르고 거세게 다가올 것입니다.코로나로 새로운 뉴노멀 시대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것처럼언젠가는 또 다른 변화의 급류가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변화의 급류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 변화가 잦아지는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 바뀐 규범과 표준에 적응하는 적응능력입니다. 그러나 이 능력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변화의 급류에 휩쓸리지 않고변화의 주체로서 그 변화를 맞이하는 당당한 자세입니다.먼저 나 자신을 알고 내 안에 중심을 확립해야 아무리 거센 변화의 파도가우리 앞에 닥쳐와도 휩쓸려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페스트>,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깊은 한겨울에 나는 마침내 내 안에 완강한 여름이 버티고 있음을 알았다.'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 찾아와도 내 안에 변치 않는 '무적'의 여름이 있으면무시무시한 한겨울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죠.변화를 준비해 대처하고 적응해야 하는 것은 전부 사람입니다.그리고 그중에서도 '내'가 휩쓸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에 적응하고 휩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변화의 물살이 아무리 거셀지라도이 물살에 당당하게 맞서는 변화의 주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전지원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연구원 -
2021 7월 H인성
빛과 어둠 : 삶 속에서 찾는 진실의 빛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고, 눈부신 햇빛이 쏟아지면 그 빛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으시나요?저는 빛이 생명과 기쁨을 준다는 생각을 합니다.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겠죠.어둠 속을 보려면 빛을 비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빛을 찾아 어디를 비추어야 할까요?오늘은 빛과 어둠을 우리의 삶과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었다는데, 믿을 수 있나요? " 1980년대 K라는 사람이 서울대에 다니지도 않으면서 서울대 복학생 모임 대표로 활동했다고 합니다.그는 서울대생이라는 신분으로 고급과외도 하고 연애도 했습니다.더 황당한 것은 서울대 교수님이 그의 결혼식 주례를 섰고, 서울대생들이 결혼식 하객으로 많이 참석했다고 해요.이 사람은 거짓된 신분으로 인맥을 형성하고, 그 인맥을 활용해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다행히 이 일은 사기 사건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이런 것을 알 수 있습니다.서울대라는 명문대학은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다는 것을요.그는 사람들의 이러한 반응을 이용하여 거짓된 허상을 만들고 가짜 삶을 진짜인 것처럼 살았던 것입니다. 우리 삶 속의 빛과 어둠2014년도 대학가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한 명문 대학 동아리실에 A라는 사람이 들어옵니다.신입생 회원가입을 하고 싶다고 하는 그의 얼굴을 본 선배 한 명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바로 3년 전에도 신입생으로 활동했던 사람과 얼굴이 똑같았기 때문인데요, 이 선배는 A를 수상히 여기며 그의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립니다.그런데 그를 의심스럽게 생각한 사람들은 선배 한사람이 아니었습니다.그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은 ‘신입생 X맨’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그리고 사진 속 그의 얼굴을 알아본 고등학교 동창들이 제보를 하면서 그의 거짓생활은 꼬리를 잡히게 됩니다. 그에게는 대학교수인 아버지와 명문대를 다니고 있는 4명의 누나가 있었습니다.그는 부모님의 기대처럼, 그리고 누나들처럼 명문대학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좌절감과 열등감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아마도 그는 명문대 신입생 행세를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인정을 받았을 것입니다.가짜 신분은 그에게 만족감을 주었으며, 거짓된 삶이지만 현실이기를 바랬을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허구의 세계를 현실과 혼동하며 살아가는 증세를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하는데요,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말합니다.말 그대로 타인의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반복적인 범법행위나 거짓말, 사기행위를 하는 것입니다.A학생의 행동은 더 대담해집니다.남의 신분증을 도용하여 그 학생의 행세를 하고 대학 강의까지 듣습니다.심지어 신분증 주인에게 자신이 강의를 들어야 하니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협박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처음 시작은 가벼운 거짓말이었지만, 점점 커져서 범죄로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히긴스의 자기 불일치 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이상자기, 현실자기, 의무자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이상자기에는 자신의 욕구뿐 아니라 타인이 바라는 모습도 포함되는데요,명문대생이 되고 싶은 그의 욕구는 자신 뿐 아니라 부모님이 바라는 모습이기도 했을 것입니다.이렇게 현실자기가 이상자기와 차이가 생길 때 사람은 우울감과 열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이러한 괴리감의 원인은 이상자기가 높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자기가 낮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명문대를 가지 못한 현실 속에서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고 자신을 인생실패자로 왜곡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고통이 되고, 현실의 고통을 회피하기 위한 가짜 신분이라는 어둠이 필요한 것입니다. 진짜 어둠은 좌절과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피하는 것입니다.현실자기, 이상자기 외에도 의무자기가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의무, 사회적 규범과 밀접한 부분인데요,의무자기가 현실자기와 차이가 커지면 불안감과 죄책감이 발생합니다.그러나 리플리 증후군의 사람들은 이러한 죄책감을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자신의 고통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인의 피해와 사회적 영향력을 인지하지 못합니다.자신의 고통의 회피를 인해 타인의 고통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더 깊은 어둠에 빠져버리는 것이지요.명문대 진학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하나의 조건입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정받기 위해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합니다.그러나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명문대가 삶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듯이 진학 실패가 인생 실패는 아닙니다. 고통과 아픔을 진실되게 받아들이고,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고 새로운 대안의 빛을 찾아야 합니다.진실의 빛을 찾아서긍정심리학의 대가 칼 로저스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할 때 내가 변화한다”고 했습니다.현실 속 내 모습이 이상과 차이가 있더라도 그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아픔을 견디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나의 부족한 점, 실패의 고통, 과정 속 어려움들을 회피하게 되면 어둠 속에 갇히게 됩니다.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새롭게 도전하는 의지를 갖는 것이 빛을 찾는 것입니다.빛은 어둠을 밝혀주지만, 어둠이 있기에 빛이 더 빛나기도 합니다.부족해 보이는 현실의 내가 생각보다 더 빛나는 사람이 될 지도 모릅니다. 어둠 속 고통과 어려움을 이기고 나답게 살아간다면 빛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야심성유휘라고 했습니다.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는 뜻입니다.우리 삶에는 밤이 매일 매일 다가옵니다.그 때마다 어둠 속에서 진실의 빛을 찾아 가장 빛나는 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윤혜진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연구원
2021 6월 H인성
아름다운 인간다움
동물과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언어를 사용한다는 점도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그 중에서도 만물의 영장 인간은 동물과 달리 사유를 한다는 것입니다. 사유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으로 즉, 생각하고 판단하며 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그럼 인간다운 것은 무엇일까?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할 남자는 건실한 가장이고 누군가에겐 좋은 친구였으며 공무원으로써,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보통의 사람입니다.그런데 이 남자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세기의 재판에 중심이 됩니다.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을 대학살한 Holocaust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입니다.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 대량 학살의 책임자 아돌프 아이히만아돌프 아이히만은 히틀러 총독 당시유대인들을 강제로 추방하고 이주시키기 위해 수송하며 그 과정에서 독가스실이 달린 기차를 만들어대학살한 유대인 박해의 실무 책임자였다고 합니다.나치당이 붕괴된 이후에 홀로코스트의 전범들을 색출해냈고 아이히만은 도피생활 15년만에 결국 체포됩니다.1961년 4월. 아이히만의 재판은 TV 생방송으로 전세계 37개국으로 중계되고, 수 백만명이 지켜보게 되는데요.그를 본 사람들을 충격에 빠집니다. 극악무도한 범죄자는 옆집아저씨처럼“지극히 평범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였다 라는 겁니다.법정에 선 아돌프 아이히만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악역들은 몰입도를 위해 좀 더 거칠고 강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이 많은데요,그 당시 사람들도 험악하게 생긴 인물일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그가 스스로를 변호하면서 한 말이 사람들을 더 충격적이게 했는데요."나는 홀로코스트 라는 결과물 그 자체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습니다. 나는 무죄입니다."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뿐이다. 라고 말이죠이 모든 재판 과정을 지켜본 정치 이론가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말합니다."악은 평범합니다.악이란 뿔 달린 악마처럼 별스럽고 괴이한 존재가 아닙니다.악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하지만 모든 사람이 악에 빠지지는 않습니다.실제로 우리가 악행에 빠지는 이유는 악마적 속성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무지와 무능 때문인 것입니다.만약 우리가 악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악을 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철학자 피스칼은 <팡세>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한줄기 갈대 뿐 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그를 박살내기 위해 온 우주가 무장할 필요가 없다. 한 번 뿜은 증기, 한방울의 물이면 그를 죽이기에 충분하다.그러나 우주가 그를 박살낸다고 해도 인간은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 고귀할 것이다.인간은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그리고 우주가 자기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존엄성은 사유로 이뤄져 있다.우리가 스스로를 높여야 하는 것은 여기서부터이지 우리가 채울 수 없는 공간과 시간에서가 아니다.그러니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 쓰도록. 이것 노력하는 것 곧 도덕의 원리다.”사유하는 인간이 아름답다 우리는 의식속에 사는 듯하지만 실은 무의식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반복적인 일상에서 매번 깨어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죠.그러나 우리는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다양한 역할과 책임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누군가의 자녀로, 또는 누군가의 부모로, 상사로, 동료로, 친구로, 연인으로 말입니다.익숙함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오늘 선택한 어떤 일이 의도했던,의도하지 않았던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또는 주변과 공동체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범죄만이 악은 아닙니다.누군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거나 피해를 주고 있다면 그것 또한 나와 타인에게 악이 될 수 있습니다. 김다영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연구원
2021 5월 H인성
가정의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가족의 변화와 세대간 갈등 당신은 어린시절 누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나요? 1에서 3으로 변화되는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고,교통과 통신, 인터넷이 급격히 발달하였으며, 개인의 자아실현을 지향하는 사회로 변화되었습니다.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가족 관계와 구성이 달라지게 되었으며,과거 핵가족과 대가족이라는 단순한 분류체계를 갖고 있던 시대에 비해가족관계 특성에 따른 가족의 종류는 매우 다양해졌는데요.대표적인 종류만 나열해도부부, 한부모 가족, 재혼 가족, 분거 가족(떨어져 사는 가족, 기러기 아빠나 주말 부부 등),다문화 가족, 독신 가족, 조손 가족, 양육자 가족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다양한 가족의 종류가 발생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한국 가족이 산업화 과정에서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한국 특유의 전통적 가족주의를 기반으로생존을 위해 변화 요구를 스폰지처럼 흡수하며 유연하게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Berardo, 1980; 1990; 이동원 외, 1996).한국사회의 가족주의는 해방 이후 극심한 사회혼란기를 거치며가족 외에 보호해줄 어떤 조직이 없음을 실감하고, 생존을 위한 사회조직의 가치규범으로 강화되어 왔습니다.또한 사회경제의 발전은 일터와 가정의 분리로 이어져,비정한 사회 속에서 지친 가족 구성원이 가정을 신체적, 정서적 안식처로 삼아 왔지요.그러나 사회 변화 속도와 가족의 변화 속도 차이에서 생겨난 괴리 중 하나로각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무게감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예를 들면 장남의 헌신과 노부모 봉양의 의무, 아내의 집안 일과 자녀 양육,자녀의 성공과 출세 등 가족 구성원별로 정체성이 부여되면서“집안”이 잘 되는 것과 가족 구성원이 잘 되는 것이 동일시 된 것입니다.특히 자녀 양육은 자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집안” 문제로 인식하며자녀의 우수한 학업,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성공에 대한 책임이 부모에게 중압감으로 작용하였으며,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지식 전달이 자녀의 성공이라는 공식이 부모 세대에 전파되어 갔습니다.자녀 또한 부모의 책임감을 떠안으면서 “집안” 성공의 대를 이어가야 합니다.이러한 혼란의 중심에는 입시위주의 교육제도가 있었으며,부모 세대는 자녀 세대에게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수하기 보다는 지식교육에 집중하면서 점차 두 세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쌓이게 되었습니다.벽이 쌓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학교나 학원, 친구, 대중매체에서 자녀들이 경험하는 사회가부모세대가 경험한 사회와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입니다.이러한 경험 사이의 단절은 오늘날 가족 구성원들의 의식, 가치관에서부터 행동, 언어, 생활 습관 등에 이르기까지세대 간, 가족 간의 갈등과 소외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한완상, 1991; 이동원•조성남, 1991)'가족'이라는 단어에 갇힌 것은 아닐까? 얼마전 방영된 ‘나빌레라’라는 드라마에서 가족과 세대 간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게 되었습니다.드라마 주인공은 70대의 할아버지입니다.드라마_나빌레라 포스터 : 출처 TVN시작 장면은 주인공 심덕출 할아버지의 칠순 잔치입니다.고급 레스토랑의 큰 식탁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중심에 두고 큰아들 내외와 손녀, 딸 내외가 함께 둘러 앉은 채,한 사람씩 할아버지께 선물을 드리며 칠순을 축하합니다.모두가 웃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손녀는 할아버지에게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물어봅니다. 할머니가 대신 대답하고, 이 대답에 가족들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바람직한 부모와 자녀의 모습을 구현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화기애애한 잔치로 시작했지만,이 행사의 주최자인 큰 아들은 늦어지는 동생을 기다리며 못마땅해 하고, 늦게 온 동생에게 잔소리를 합니다.가족의 모든 대소사의 책임은 큰 아들이 맡고 있다고 생각하며,가족의 일에 무심한 동생에게 가족 행사를 잘 챙기라며 “가족이니까”를 내세웁니다.드라마 전체를 볼 때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가족’으로써의책임과 역할의 무게에 눌려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느끼며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연로한 부모는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아야 하며,큰 아들은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고, 아버지를 대신해서 가족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딸은 결혼 10년째 생기지 않는 아이로 인해 남편과 어머니에게 미안해하고,손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해서 보란듯이 살아내야 합니다.가족 구성원 개개인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모순적으로 ‘가족’과 ‘사랑’이라는 벽(구속)을 만들기도 하는데,그 속에서 진정한 ‘자기’를 잘 세우지 못하면 상대에게 역할과 책임만을 바라게 됩니다. 식탁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단어와 문장만 오갈 뿐 진정한 공감의 소통이 어려운 이유입니다.‘가족’이라는 단어 속에서 자기를 바로 세우며 균열을 내기 시작한 것은 바로 주인공 할아버지였습니다.그는 어렸을 적 꿈꾸었던 발레리나가 되고자 칠순이 된 지금 발레를 배우려 합니다.그는 평생 ‘아버지’의 역할을 책임지느라 꿈을 상상하는 것조차 사치였던 시대를 살아온 분으로,우리 주변의 많은 아버지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아버지가 발레를 배운다는 말에 가족들은 분노합니다.아내는 자식들에게 폐를 끼친다, 곱게 늙으라며 발레복을 가위로 잘라버리고,큰 아들은 발레복을 입은 아버지를 창피해 합니다.딸은 등산복을 사가지고 와서 어르신들은 등산을 다니는 거라면서 함께 등산을 가자고 합니다.그는 가족들의 걱정과 우려를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에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도 합니다.그러나 그는 꿈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진정한 ‘자기’를 만들어내고, 그 때부터 ‘가족’이라는 단어 속에 ‘자기’가 갇혀 있는 가족들 사이에 만들어진 벽이 허물어지면서 가족의 분화가 시작됩니다(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정면돌파의 의지를 갖게 된 것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자신을 진실하게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부터입니다.드라마_나빌레라 포스터 : 출처 TVN 소통의 시작은 경험의 공유에서 시작된다.심덕출 할아버지가 자신을 진실하게 바라볼 수 있게 도움을 준 사람은 발레 선생님입니다.할아버지의 발레 선생님은 20대의 유망 발레리노 준비생 채록입니다.채록이는 발레의 재능을 갖고 있지만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감옥에 수감중으로, 지지해주는 가족없이 혼자서 외로움과 부상, 좌절, 방황을 겪고 있었습니다.꿈을 위해 끊임없이 발레 연습을 하고, 생계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지만 그는 외톨이였습니다.슬럼프에 빠져 무기력해진 그는 아르바이트 시간에 지각하면서도 관리자나 동료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습니다.게다가 매니저에게 부당함을 말하지 못하고 참고 있는 동료에게“자존심은 지켜요”라며 몰아붙이는 모습은 20대의 당당함이 아니라소외와 외로움을 보여줍니다.70대 할아버지 제자와 20대 발레리노 스승이라는 사제지간의 관계는 세대와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립니다.과연 이 둘의 관계는 적절한 소통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당연히 초반에는 갈등으로 시작합니다.그런데 ‘발레’라는 경험을 공유하면서,채록의 꿈인 ‘세계적인 발레리노’와 할아버지의 꿈인 ‘동네 무대 발레’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서로 공감했던 순간,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게 됩니다.발레에 있어서는 채록이 스승이었지만, 삶에 있어서는 할아버지가 스승이 됩니다.할아버지는 슬럼프에 빠진 채록이가 진정한 발레리노로 성장할 수 있도록,부모의 자리를 대신하여 위로, 격려를 통해 사회적 지지를 보냅니다.채록은 할아버지와 공중 목욕탕을 가게 되고,서로 등을 밀어주는 경험을 통해 가족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감각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감옥에서 출소한 채록의 아버지는 자신의 못난 모습 때문에 채록에게 당당하지 못합니다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을 피하지만,외톨이 채록은 할아버지 가족과의 만남(경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진심으로 아버지의 부재가 힘들었고,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었던 채록은 아버지와 함께 목욕을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채록은 특별한 말 없이 아버지의 등을 밀지만 아버지는 아들 채록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아버지는 진정한 ‘자기’가 되려면 과거의 잘못에 대한 미안함과 부끄러움으로아들과 떨어져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 부족한 모습이더라도 최선을다해 함께 살아가는 것임을 깨닫습니다.설득과 설명이 아니라, 감정을 교류하는 소통을 통해아버지와 아들은 서로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지지자의 관계로 발전하며,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가족’으로 변하게 됩니다.드라마 전체가 종반부로 갈수록 가족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볼 수 있습니다.큰 아들이 아버지를 창피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깨닫습니다.남편과 자신이 살아낸 과거의 삶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을 만들지 못했지만 자식들을 성심성의껏 키웠으며단 한번도 자신만을 위한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다는 것을요.그 때부터 아내는 할아버지가 된 남편의 발레를 배우는 꿈을 지지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가족의 자랑인 의사였지만 자신의 수술 이후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자 충격을 받고 백수로 살아가며고통을 감내하던 둘째 아들은 아버지(심덕출 할아버지)의 꿈을 카메라에 담기로 결정합니다.발레의 연습과정과 작은 민영극단의 오디션,진짜 무대에 오른 모습 하나하나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아버지의 삶과 진심을 이해하게 됩니다.큰 아들 또한 회사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아버지가 보내 준 야구 글로브(아버지와의 과거 경험)를 보며 자신의 어릴 적 꿈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늙고 병이 들어가는 아버지이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소신 있는 결정을 지지해주고 큰 아들은 아버지의 존재 그 자체가 주는 힘을 수용하고 인정하게 됩니다.지금 현재와 미래사회에서는 ‘가족’의 의미가 확장되어 갈 것입니다.가족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도 필요하고, 개인의 본질적인 자기 가치 실현도 필요합니다.인간은 본질적으로 자기실현의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이러한 욕구 실현에는 사회적 지지와 가족의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드라마는 한 할아버지의 꿈의 실현이라는 중심 이야기를 통해가족과 구성원 개인의 삶이 확장되기 위해서어떤 소통과 이해가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드라마이기에 다소 이상적인 부분도 있지만, 모든 일은 이상과 꿈, 희망 속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가족과 함께 좋은 경험을 공유하거나, 구성원 개인의 경험을 재구성해서 관계를 시작해 본다면가족 간의 소통은 조금 더 쉽게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요?윤혜진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연구원
2021 4월 H인성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중요하다
이제는 피부로 와닿아야 할 환경 문제코로나 19는 우리 삶의 많은 모습들을 바꾸어 놓았습니다.우선 저부터도 어디를 가면 꼭 온도 체크와 QR체크인은 습관이 되었고,길거리에서 시원하게 마시던 음료를 마스크 때문에 마시지 못하게 되었고, 대중목욕탕을 가지 못한 지도 꽤 되었습니다.사람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었다며 저마다 이야기합니다.여러분들은 기후변화 역시 피부로 느껴질 만큼 가깝게 와닿는 우리 일상의 한 부분으로 느껴지시나요? 기후변화는 서서히 일어나왔고 코로나 19는 어느 한 순간 등장한 것처럼 느껴지겠지만실은 코로나 19 역시 사실상 기후변화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기후변화로 인해 중국 남부와 라오스, 미얀마 지역이 박쥐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면서코로나19의 발원지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입니다.전문가들은 코로나 19 외에도 감염병 유행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산불,사막화, 태풍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 평균 기온이 1°C 오를 때마다 감염병이 4.7%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코로나 19가 종식되어도 또 다른 코로나 19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거죠.지구상에서 빙하가 팽창했던 시기 이후 1만 년에 걸쳐 지구의 온도는 4°C 상승하였는데산업화 이후 단 100년 동안 인류는 1°C가량을 상승시켰습니다.이대로 또 100년이 흐른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생명체가 멸종에 이르게 된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우리는 어쩌다 기후악당이 되었나?영국 기후변화 전문지 ‘클라이밋홈’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한국을 ‘세계 4대 기후악당’으로 지목했습니다. 한국은 현재‘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0년 61개국 중 58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 1위,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하위 2위, 석탄발전 비중 상위 4위’,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 입니다.코로나 19로 많은 것이 달라진 지난해를 살펴볼까요?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택배 상자의 수는 33억개에 달하고,상반기 비닐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톤,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루 평균 848톤을 기록했다고 하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악당이라고 하지만 많은 나라들 중 하나인 우리가 이 정도의 쓰레기를 매일 배출한다고 하면지구는 도대체 어떻게 견뎌낼 수 있는 걸까요?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던 중 이러한 수치와 맞닥뜨리게 된 저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였습니다.현관 문 앞에 놓여진 택배 박스를 볼 때마다, 배달음식에 오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텀블러 챙겨가지 않는 날에 마시게 되는아이스 음료, 명함케이스부터 시작하여 영양제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약통 등등.이 수치를 마주하고 나서부터 어떻게 하면 나부터 이러한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때때로 불편한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변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 환경이 이렇게 오염되고 있었다니… 환경오염의 수치(數値)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수치(羞恥)를 느끼게 됩니다부끄러울 치(恥)는 귀(耳) 옆에 마음(心)이 붙어 있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자신의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양심을 소리를 듣는 것, 이것이 부끄러움입니다.맹자는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無羞惡之心 非人也)'라고 단언했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는 ‘부끄러움의 미학’이라는 독창성을 확립하였는데그는 늘 철저한 반성과 자기성찰을 통해 부끄러움을 고백하는 시를 적었습니다.그는 시대의 아픔에 온몸으로 저항할 수 없어 부끄러워했고,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습니다. 시인 윤동주가 사랑받는 이유는 정작 부끄러움을 느껴야하는 사람들이 도리어 큰소리 치는 시대에그가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 부끄러움에 대해 성실히 직면하고 괴로워하던 인간이었기 때문입니다.윤동주는 결국 시로써 부끄러움을 노래하고 변화될 미래를 비추었습니다.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결국 변화될 수 있는 희망의 씨앗과도 같습니다.조금 불편해도 괜찮아그러면 이러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우리의 일상이 자원이나 쓰레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겠지만일상 속에서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생각보다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Zero Waste Home)』의 저자 비 존슨은 쓰레기 없는 삶을 시작하는 방법으로5R 실천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저자는 5R을 몸소 실천하며 1년간 집에서1kg 미만의 쓰레기를 배출하였다고 합니다.제로 웨이스트 실천법 '5R'대나무 칫솔로 기존제품을 대체하기, 카페에서 텀플러 사용하기, 음식 배달 시 일회용 수저 거절하기, 온라인 상품 한꺼번에 주문하기 등 생활 속에서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씩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참고로 저와 제 옆의 연구원 동료는 대나무 칫솔을 공동구매하여 사용 중인데 아주 좋습니다)저 또한 최근 반찬을 사며 비닐봉투를 거절하고 손에 들고 간 적이 있습니다.계산하는 아주머니도 두어 번 물어보셨지만 식당을 나오며 마주친 주인분이 또‘안에서 비닐봉투 안 주던가요?’라고 물어보시더군요.이런 거절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혹시 내가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용기내챌린지! 함께해요~ SNS에서 #용기내 챌린지 가 유행 중인데 용기내 챌린지는 음식이나 장을 볼 때 생기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다회용 용기에 음식을 담아오는 것입니다. 바쁜 식당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고 용기(container)를 꺼내는 일이그만큼 용기(courage)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여 중의적으로 쓰이는 표현입니다.재밌기도 한 표현이지만 누군가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보여질 걱정도,용기를 꺼낼 용기를 내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 더 중요하다 관심, 공감, 연대 없이는 오늘날의 환경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상황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는 것,‘기후 위기’라는 것을 공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연대함으로써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진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한 사람의 강력한 힘이라기보다는 저마다의 작은 용기고 실천입니다. 개인은 작지만 우리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나부터 공감하고 함께 연대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입니다. 이경헌 한국인성교육연구소 연구원
2021 3월 H인성
‘완벽’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와! 정말 완벽해요!”당신이 천신만고 끝에 완성한 작품을 보고 누군가가 감탄하며 외치는 그 단어, 완벽. 당신에게 ‘완벽’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완벽이란 본래 ‘흠집이 없는 옥’을 뜻했던 단어로현재는 ‘아무런 흠집이 없는 뛰어난 것’을 뜻합니다.흠집, 즉 ‘단점이 단 한 개도 없다’는 칭찬과도 같은 이 말은 끊임없는 경쟁을 반복하는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일지도 모릅니다.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나의 완벽’을 원하는 것이 ‘나 자신’인지, 아니면 ‘나를 둘러싼 사회’인지를 말입니다. ‘완벽주의’라는 개념을 처음 세상에 알린 심리학자 Don E. Hamachek은 완벽주의를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완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끼는 완벽주의vs완벽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잘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완벽주의 두 가지의 완벽주의 전부 완벽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완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점에선 동일합니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왜 그럴까요?학자들은 이에 대해서 완벽을 추구하는 존재가 누군지에 따라 완벽주의의 의미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자기 스스로가 원하고 필요하다고 느껴서 추구하는 완벽주의일 경우엔일종의 ‘성취 욕구’로 다가오기 때문에 완벽을 추구하는 그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하지만 완벽을 필요로 하는 것이 사회가 될 경우,개인에게 ‘완벽주의’는 일종의 ‘부담’으로 다가오게 됩니다.사회가 요구한 것이니 완벽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 또한 사회이므로 개인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평가에 대한 부담감 등을 느끼게 되어완벽을 위한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게 어렵게 됩니다.결국 ‘완벽해지고자 하는 노력’을 하면 할수록 불안이 스스로를 갉아먹어 오히려 스스로의 마음에 흠집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과연 이걸 ‘진정한 완벽’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들어서는 것 자체로도 고통스러운 그 길을 자의가 아닌 타의로 걷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혹시 지금 자신이 완벽을 향해 달리고 있는 중이라면 잠시 멈추고 떠올려 봅시다.내가 목표하고 있는 저 완벽은 누굴 위한 완벽인지, 누가 원하는 완벽인지를. 더불어 또 한 가지의 가능성도 생각해 봅시다. 나는 누군가에게 완벽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지를 말입니다.
2021 2월 H인성
나는 왜 친절해야 하는가
글을 시작하기 전에 짧은 상상을 하나 해 봅시다. 당신은 지금 거래처와의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그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그런데 불행히도 곁에서 와인을 따라주던 웨이터의 실수로 당신의 양복에 와인이 엎질러지고 맙니다. "죄송합니다, 손님!"당황한 웨이터의 사과가 들려오는 이 순간,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A. 오늘 아침에 바빠서 샤워를 하지 못했는데 그걸 어떻게 알고...이 옷도 사실 싸구려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B. 당장 주인 오라고 해! 내가 누군지 알고... 당신 당장 해고시킬 수도 있어! 같은 상황에 대한 대답임에도 불구하고 각 대답이 가진 감정의 색깔은 정반대입니다.당신이라면 어떤 대답을 할 것이며 그 대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저마다 다른 이유로 대답을 하겠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당신의 대답 한 마디에 따라 목전에 둔 거래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방위산업체 CEO 빌 스완슨의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비즈니스 규칙 33가지'에 '당신에게는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웨이터의 법칙'입니다. 빌 스완슨은 '다른 건 간혹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이 웨이터의 법칙만은 결코 오차가 없는 확실한 비법'이라고 말하며 해당 법칙에 대해 큰 자신감을 보입니다. 실제로 의류업체 CEO 브렌다 반스는자신에겐 한없이 친절하던 거래처가 웨이터에게 무례하게 구는 것을 보자마자 거래를 중단했고 IT업체 CEO 데이브 굴드는 웨이터의 실수를 흔쾌히 웃으며 감싸주는 거래처의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단번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그만큼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고민을 합니다.하지만 의외로 사소한 말 한 마디에서 우리는 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실수를 저지른 웨이터를 향한 폭언으로부터 자신의 권위를 무기처럼 휘두르는숨겨진 이면을 엿볼 수 있는 것처럼요. 그리고 이 말은 당신의 말 한 마디 또한 당신의 인성을 엿볼 수 있는실마리가 될 수 있단 의미이기도 합니다. ‘웨이터의 법칙’은 비단 고급 레스토랑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출근길 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 지하철 개찰구에서 마주친 역무원,경비실에 맡긴 택배를 건네주는 경비원 등이 세상에는 수많은 ‘웨이터’들이 존재하고 그들에게 건네는 말 한 마디, 보이는 태도 하나로 당신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무언가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이 당연하고도 지나치기 쉬운 사실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다 보면 당신의 오늘이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가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